**메타게이밍(metagaming)**이란 게임 밖의 지식(즉, 플레이어인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캐릭터의 결정(즉, 내 캐릭터가 하는 행동)에 끌어다 쓰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내 영웅이 이야기 속에서는 결코 알 수 없었을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거죠.
어느 테이블에서나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습관 중 하나이고, 솔직히 거의 모두가 조금씩은 합니다. 단어 자체는 "메타(meta, ~을 넘어선)"에 "게임(game)"을 붙인 것으로, 캐릭터가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규칙, 주사위, 혹은 주변 플레이어들에게 손을 뻗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메타게이밍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언제 정말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플레이어로서의 머리와 캐릭터로서의 머리를 어떻게 다른 방에 따로 두는지 하나씩 살펴봅시다.
메타게이밍은 예시를 보면 가장 알아채기 쉽습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보죠.
판단의 근거가 "내가 플레이어니까 이건 알지"로 시작한다면, 당신은 십중팔구 메타게이밍을 하고 있는 겁니다.
메타게이밍이 무슨 범죄는 아니지만, 분명한 대가가 따릅니다.
몰입을 깨뜨립니다. 롤플레잉 게임은 이 캐릭터들이 진짜 사람이고 진짜 선택을 한다는, 모두가 공유하는 환상 위에서 굴러갑니다. 어떤 결정이 누가 봐도 플레이어의 지식에서 나온 것이면, 그 환상은 뻥 하고 터져버리죠.
발견의 재미와 긴장감을 없앱니다. RPG의 재미는 절반이 모르는 데서 옵니다. 트롤이 불에 약하다는 것, 뱀파이어가 햇빛을 피한다는 것, 친절한 상인이 사실 악당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 그런 순간을 빛나게 해주는 느린 반전의 묘미를 테이블이 통째로 잃게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자기 캐릭터를 신중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정성껏 연기한 플레이어가, 발견의 과정을 통째로 건너뛰는 누군가 때문에 김이 새버릴 수 있죠. 그리고 GM의 준비를 망쳐, 일주일 동안 공들여 짠 반전을 맥 빠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여기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플레이어와 캐릭터의 지식이 겹친다고 해서 전부 부정행위는 아닙니다.
당신은 캐릭터가 엄밀히 따지면 모르는 것들을 어느 정도는 늘 알고 있을 수밖에 없고, 그건 괜찮습니다. 이니셔티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격할 때 d20을 굴린다는 것, 치유 물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정도는 그냥 **시스템 이해도(system literacy)**입니다. 게임을 굴러가게 해주는 공통 언어일 뿐이죠.
영리한 전술도 대개 괜찮습니다. 적을 협공하거나, 화력을 한곳에 집중하거나, 출입구로 후퇴하는 것은 노련한 모험가라면 충분히 할 법한 선택입니다. 베테랑 전사라면 전장의 위치 선정을 당연히 이해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많은 그룹이 서로 합의한 편의적 약속을 씁니다. 세션을 시작하기 위해 파티원들이 서로 믿는 걸로 치고 들어간다든지, 다들 빨리 던전에 가고 싶어서 의심 판정을 건너뛴다든지 하는 식이죠. 많은 테이블이 "수동적인" 장르 지식(레인저라면 트롤이 불을 싫어한다는 정도는 알 법하다)을 간단한 지능 판정이나 관련 지식 판정으로 허용하는 하우스 룰을 두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메타게이밍을 막기 위한 장치로서 코어 룰에 적혀 있는 게 아니라, 테이블끼리의 합의입니다. 그러니 그냥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기준은 의도입니다. 일반적인 역량을 활용하는 건 괜찮습니다. 책을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알게 된 특정한 비밀을 활용하는 것, 그게 바로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좋은 소식은, 사소한 습관 몇 가지면 거의 모든 상황이 해결된다는 겁니다.
Mini Kraken 같은 플랫폼에서 세션을 진행한다면, 노트와 비밀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각 캐릭터가 실제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훨씬 수월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메타게이밍은 켜고 끄는 스위치가 아니라 스펙트럼입니다. 조금은 피할 수 없고, 그건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목표는 완벽함이 아닙니다. 캐릭터가 깜짝 놀랄 일까지 포함해 자기만의 이야기를 살아갈 수 있도록, 충분히 의식하고 있는 것. 그게 핵심입니다.